본문 바로가기
사회 복지 지원 혜택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 실제 후기 (한국어 교실, 부모 역할 교육 체험)

by dodohalona 2025. 9. 9.
반응형

서로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따뜻한 다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 실제 후기 (한국어 교실, 부모 역할 교육 체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 실제 후기 (한국어 교실, 부모 역할 교육 체험)

결혼이주민,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청소년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웃들이 우리 사회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낯선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 바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참여한 한국어 교실, 부모교육, 자녀 정서 프로그램 등 여러 활동을 통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생생한 후기를 전하고자 한다.


1. 처음 찾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두려움에서 기대감으로

처음 센터를 찾게 된 건, 필리핀 출신의 친구를 통해서였다.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온 지 2년, 한국어는 서툴고 주변과의 소통도 어려워 고립감을 느끼던 시기였다.
“센터에 가면 한국어도 배우고, 사람들도 만나고, 도움도 받을 수 있어.”
그 말에 용기를 내어 함께 방문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처음 접수할 때는 긴장감이 컸다.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따돌림은 없을까?
그런데 그런 걱정은 금세 사라졌다. 센터의 직원들은 다정하게 인사하며 친절히 안내해 주었고,
한국어가 서툰 나를 위해 통역 자원봉사자와 그림 자료까지 준비해 주었다.

센터에서는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며, 나의 상황에 맞는 수업을 추천해 줬다.
그중에서 나는 한국어 교실, 부모 역할 교육, 여성 건강 교육, 지역문화 체험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센터를 찾은 첫날부터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렸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여기에도 있구나.”
그 작은 안도감은 이후 센터에 꾸준히 다니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 한국어 교실, 언어 너머의 자신감을 배우다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그램은 한국어 교실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은 초급·중급으로 나뉘어 있어 실력에 맞춰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선생님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며, 발음 연습도 꼼꼼히 도와주셨다.
한국 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마트, 병원, 우체국 등)를 중심으로 배우며,
실제 상황 역할극도 진행해 생활 속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용 언어를 익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함께 배우는 친구들과의 교류였다.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서로의 문화를 소개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웠다.
수업이 끝나면 간단한 다과 시간도 있었는데, 서로의 전통 간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느 날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언어는 자신감을 만드는 도구예요. 틀려도 괜찮아요. 계속 말하면 늘어요.”
그 말 덕분에 나도 용기를 내어 버스 기사님께 길을 묻고, 시장에서 직접 가격을 흥정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자신감이 쌓여, 점점 나 자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3. 엄마로서 배우는 부모 역할 교육

센터에서는 다문화 부모를 위한 부모역할 교육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부모 역할을 배우러 센터까지 가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며 고민이 생겼다.

한국의 유아교육 방식은 내가 자라온 환경과 많이 달랐다.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한국식 교육에서 중요한 규범은 무엇인지,
그리고 양육자 간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수업에서는 놀이를 통한 감정 표현법, 자녀와의 의사소통, 부부간 양육 태도 조율법 등을 배웠고,
영상 자료와 사례 중심의 실습도 함께 진행되어 이해가 쉬웠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다른 엄마들과 고민을 나누며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밥 안 먹고 떼쓰는 거 똑같아.”
“남편은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무조건 학원 보내려고 해.”

이런 공감 속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었고,
집에서도 더 여유롭고 따뜻한 엄마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


4.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체험 프로그램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단지 교육 프로그램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돕는 다양한 체험 활동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 (한복 입고 궁궐 투어)
  • 전통음식 만들기 (김치 담그기 체험)
  •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플리마켓
  • 다문화 이해 캠페인 행사 참여
  • 건강검진 연계 및 출산 준비 교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가족사랑 캠프’**였다.
센터에서 주말에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캠프를 열었는데,
그날은 다른 가족들과 함께 농촌 체험을 하며, 모닥불을 피우고 전통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한국 친구들과 금세 친해졌고,
남편도 다른 아빠들과 이야기하며 서로의 문화 차이를 조금씩 이해해 가기 시작했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하면 더 좋다.”
그 말이 실현되는 현장이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언어, 문화, 관계에서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용기를 얻고, 배움과 공감을 통해 진짜 이웃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센터의 프로그램은 단지 수업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로 발을 내딛는 연결통로였다.
지금 누군가 주변에서 혼자 외로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조심스럽게 이 말을 건네고 싶다.
“센터 문을 두드려보세요. 분명 달라질 거예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