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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다리를 놓는 복지의 손길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언어·양육 지원 사례 프로그램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언어·양육 지원 사례 프로그램

국내 다문화 가정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난민, 유학생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지만,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양육 정보의 부족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복지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언어교육과 양육 지원을 통해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1. 다문화 가정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다문화 가정의 가장 큰 어려움은 단연 언어 소통이다. 특히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자녀의 양육 과정에서 소외감과 정보 부족을 크게 느낀다. 또래 학부모들과 교류가 어렵고, 유치원이나 학교의 안내문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자녀의 정서 발달, 교육 참여, 사회 적응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학교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숙제 지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다르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자존감 저하나 문화적 혼란을 경험하기 쉽다.

또한 부모는 한국식 교육·양육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체벌, 간섭, 학습 지도에 있어 의도치 않은 오해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초등 입학 전후는 양육의 부담이 극대화되는 시기이기에, 이 시점에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한 사안이다.


2. 언어교육 지원: 엄마의 한국어, 아이의 자신감

서울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엄마의 한국어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주 2회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이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기초 생활 회화부터 학교 가정통신문 해석, 병원 방문 시 사용하는 표현, 자녀와의 대화 표현 등 실생활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베트남 출신의 린(가명) 씨는 6살 아이를 둔 엄마다. 처음엔 한국어 알파벳조차 어려워했지만, 6개월간의 교육을 통해 아이와 일상 대화는 물론,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도 가능해졌다.

“이제는 학교 알림장도 혼자 읽을 수 있고, 병원에서 아이 증상도 말할 수 있어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아이도 더 밝아졌어요.”

또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수업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 엄마들끼리 소통하며 정서적인 지지도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 언어는 도구지만, 그 도구를 함께 익히는 과정이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까지 이루어주는 것이다.


3. 양육 지원 프로그램: 문화 이해와 실전 교육의 접목

양육 지원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이 아이를 한국 사회에 잘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양육 정보 전달이 아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이해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 복지관에서는 매년 ‘다문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룬다.

  • 한국의 교육제도 이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체계 및 입학 정보
  • 자녀와의 갈등 해소 방법: 훈육, 감정코칭, 언어 표현 방법
  • 영양교육 및 아동 발달 단계 이해
  •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활동 (요리, 놀이, 미술 등)

이 교육은 양육 방식을 교정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한국 사회에 맞춘 조율 방법을 함께 찾는 데 의의가 있다.

몽골 출신의 엄마 나라 씨는 아이의 식습관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삼시세끼 밥을 먹는 문화지만, 자녀는 고기를 주식처럼 먹고 싶어 했다. 교육을 통해 아이에게 맞는 식단을 조절하고, 유치원 영양사와도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양육에 자신감이 생기니, 아이도 안정되고 학교에 가는 걸 더 즐거워해요”라고 전했다.


4. 아이들을 위한 언어·문화 프로그램

다문화 가정의 자녀 역시 언어 혼란과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할 경우, 한국어 능력이 늦거나,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를 위해 다문화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언어·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이중언어 수업: 부모의 모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배우며 정체성과 언어 능력을 균형 있게 키우는 수업
  • 또래 관계 형성 프로그램: 미술, 요리, 연극 등 놀이를 통해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방식
  • 문화 체험 활동: 명절, 전통놀이, 음식 만들기 등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이러한 프로그램은 자녀가 “나는 특별한 아이”가 아닌 “나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다. 또한 이중언어는 훗날 아이의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교육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다문화 아동에게 필요한 건 결핍을 채우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진 문화적 자원을 존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어와 문화의 이해’**이다. 이를 돕는 복지 시스템이야말로 진정한 통합사회의 기반이 된다. 다문화 가족 지원은 ‘특별한 가족’이 아닌 ‘우리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이다. 소통이 가능해질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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