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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상관없이 배움은 계속된다
“이 나이에 내가 뭘 배워요?”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복지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평생교육은 어르신뿐 아니라 청년, 중년, 장애인, 다문화가정까지 누구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복지관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들은 배움의 현장에서 직접 변화와 감동을 마주하는 이들이다. 오늘은 복지관 강사와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평생교육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들여다보자.
1. 인터뷰 대상 소개 – “강사도 함께 성장합니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서울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7년째 활동 중인 평생교육 강사 김서연(가명) 씨다. 김 씨는 주로 중·장년층 대상의 정리수납 교육과 디지털 활용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강사라는 역할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고, 때로는 인생을 나누는 관계죠.”
그녀는 강사로 활동하기 전에도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오래 했고,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후 직접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덕분에 수강생의 눈높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어르신들께서는 처음엔 쭈뼛쭈뼛하시지만, 한두 번 수업을 듣고 나면 오히려 더 열정적이에요. 질문도 많고, 메모도 꼼꼼히 하시죠.”
강사 본인도 함께 배우고 느낀다는 점에서, 복지관 평생교육은 ‘일방향 전달’이 아니라 ‘쌍방향 성장’의 공간이라 강조했다.
2. 어떤 교육들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평생교육은 다양한 연령과 대상에 맞춰 구성된다. 김 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대표적인 강의는 다음과 같다.
- 정리수납/생활정돈 강의: 단순한 정리 방법을 넘어서, 삶을 돌아보고 생활 패턴을 재정비하는 힐링 강의로 인기가 높다. 중장년 여성에게 특히 호응이 좋다.
- 스마트폰 활용 교육: 문자 보내기, 사진 찍기, 카카오톡 사용, 앱 설치 등 디지털 기초 교육은 시니어 세대에게 매우 실용적이다.
- 건강 관련 강의: 스트레칭, 낙상 예방, 치매 예방 교육 등 생활 밀착형 건강 교육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 심리·자기 계발 프로그램: 자존감 회복, 감정 코칭, 회고록 쓰기, 인생 정리 등 정서적 돌봄 프로그램도 큰 반응을 얻고 있다.
김 강사는 “지금은 디지털 소외계층 해소를 위한 교육이 특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세상과 단절된 어르신들을 위해, 줌(ZOOM) 사용법, 유튜브 시청법, 모바일 뱅킹 등 실생활에 밀접한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3. 수강생들이 달라지는 순간들
“처음엔 ‘나는 못해요’ 하시던 분이 수업 마지막 날, 다른 분에게 알려주고 있을 때, 그게 정말 감동이에요.”
김 강사는 수강생들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사례는 정리수납 수업에 참여한 60대 여성 수강생이었다. 혼자 살며 무기력하게 지내던 그분은, 물건을 정리하며 삶의 방향도 재정비하게 되었다.
“이걸 배우고 나니까 인생이 좀 정리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이 당시 너무 뭉클했다고 회상한다.
또 한 70대 수강생은 스마트폰을 전혀 쓰지 못했지만, 수업을 통해 가족들과 사진을 주고받고, 키오스크도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어르신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강사 입장에서도 그 모습을 보며 사명감을 더 갖게 됩니다.”
이처럼 평생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삶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었다.
4. 복지관 교육의 특징과 강사의 보람
김 강사는 복지관 교육이 일반 평생학습관과 다른 점은 **‘정서적 연결’**이라고 말한다.
“복지관은 교육과 복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요. 수업 중 어르신이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고, 교육 외에도 상담이 이어지기도 해요.”
특히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기 때문에, 수강생의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한다. 또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되기에, 교육 이후 다른 복지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참여가 이어진다.
그녀는 또 “나이 들수록 ‘이제 뭘 더 하겠어’라고 포기하는 분들이 많지만, 막상 해보면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삶의 리듬이 바뀐다”라고 강조했다. 학습은 여전히, 그리고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자기 돌봄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강사로서의 보람도 크다. “매 수업마다 배움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어떤 직업도 주기 힘든 행복이에요.”
평생교육은 나이를 불문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다. 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강사의 진심과 수강생의 용기가 만나, 나이와 상관없는 새로운 배움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